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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2003)

1. 감독: 이누도 잇신

1960년 도쿄 출생으로 고교 시절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대학시절 광고를 찍기 시작해 일본과 해외에서 수상했으며, 독립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
1995년 도쿄감독협회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누도 잇신은 영화제를 위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다.
그는 지금의 일본을 보여주는 영화를 원한다. 단순한 리얼리즘의 태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리얼리티란, 단지 일상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생각이란 것도 존재하고 있다. 그걸 비추는 것 또한, 판타지 역시 리얼리티다.”
광고에서 숙련된 이누도 잇신의 영화는, 스타일리시하면서 유연하고 섬세한 특징을 갖는다.


2. 줄거리: 
츠네오는 마작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최근 이상한 할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큰 화젯거리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서 그 유모차를 보게 되는데 그 안에는 쿠미코라는 소녀가 타고 있다. 그 것을 첫 만남으로 츠네오는 쿠미코에게 동정심을 갖고 그 집을 자주 방문한다. 츠네오에게는 섹스파트너도 있고 예쁜 여자친구도 있다. 하지만 동정심과 호기심으로 찾아가던 쿠미코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쿠미코는 츠네오가 단지 동정심에 자신을 도와준다고 오해를 하고 할머니의 반대로 쿠미코의 집에 가지 못하게 된다. 몇 개월 후 쿠미코의 할머니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츠네오는 쿠미코를 찾아가게 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동거를 하게 된다. 그렇게 사랑을 하던 중 둘은 여행을 떠나게 되고, 츠네오는 점점 정상인이 아닌 쿠미코와의 사랑에 지쳐간다. 그 후 얼마 후 이별을 하게된다.


3.등장인물: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 평범한 대학생으로 예쁜 여자친구도 있지만,
 장애인인 쿠미코에게 느끼던 동정심이 연민으로 바뀌게 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그녀를 떠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긴다.
 
쿠미코(이케와키 치즈루): 그녀의 성격은 독특하다.
걷지 못하는 장애로 인해 항상 어두운 방안에 갇혀 외롭게 할머니와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츠네오를 만나고 사랑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는데
 결국 헤어지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다시 혼자가 된다.


장면 별 인물분석

Part.1

이 영화의 오프닝은 남자주인공인 츠네오의 독백이다. 현재에 있는 츠네오가 과거에 쿠미코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그리고 츠네오는 그 때가 그립다고 한다.

겨울 여행은 무척 추웠다. 추워서 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뭐지? 바나나 초콜릿? 이 차로 갔다. 빌린 건데 깡패들이 쳐다봐서 긴장했다. 그 때 그녀는 자기가 뱉은 숨을 다시 마시기도 했다. 수족관. 휴관이었다. 바다, 부서진 조개껍질, 부서진 전구. 그때가 그립다. 그것은 뿌리부터 잘려나가 완전히 말라비틀어진. 자고 간다고 했다. 내가 아니고. 그러니까. 조제는 언제나 이 책을 읽었다. 과거형이 아니지. 이게... 몇 년 전이더라?


-츠네오는 회상을 하면서 그때가 그립다고 말한다. 헤어진 후에 상대와의 기억을 증오하는 형태의 사람도 있지만 츠네오는 좋았던 추억만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서 둘의 사랑이 아름다웠다는 것과 츠네오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알 수 있다.

 

Part.2

츠네오의 사생활의 이야기이다. 츠네오는 대학생이고, 섹스파트너도 있다. 또 마음에 들어하는 여자친구도 있다. 언제나 웃으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아주 평범한 남학생이다.


- 여기에서 눈여겨 볼 장면은, 섹스파트너를 둘 만큼 성행위를 취미 삼는 츠네오의 행동이다. 프로이드는 본능을 두 가지 범주, 삶 본능(life instincts)과 죽음 본능(death instincts)으로 나누었다. 삶 본능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식욕, 성욕 등과 같은 생물학적 욕구 충족시키는데 기여하며 성장과 발달 지향적이다. 츠네오는 성욕이 강한 인물로 볼 수 있다. 성장과 발달 지향적인 인물인 것이다. 정신분석학 용어 중 리비도(Libido)라는 개념이 있다. 성본능(性本能)·성충동(性衝動)을 뜻하는 이 말은 보통 말하는 성욕이다. 리비도가 충족되기를 바라다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에 불안으로 바뀐다. 츠네오는 섹스파트너를 통해 리비도를 충족시킨다. 즉, 리비도의 불충족으로 불안을 느끼는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평온한 마음을 갖고 웃으면서 행동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Part.3

츠네오는 마작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일하던 가게에서 새벽에 이상한 할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어느 날 새벽 그 할머니가 유모차를 놓치게 되고 츠네오에게 유모차 안을 확인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츠네오가 유모차 안을 확인했을 때 거기는 조제가 타고 있었다. 그리고 조제는 츠네오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고 칼을 휘두른다.


- 조제는 다짜고짜 츠네오에게 칼을 휘두르는데단지 그녀가 위협에 대처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자극적인 반응이다. 이 점에서 생각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조제의 충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프로이트에 의하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개인들은 성격부분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외부세계와 적절한 교류를 할 수 있고, 방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자신의 성적 및 공격적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조제는 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다. 장애는 성격부분의 부조화를 가져온다. 또한 조제는 장애로 인해 방안에서 갇혀 생활했기 때문에 외부세계와의 교류도 배우지 못했고, 그로인해 공격적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공격을 한 것이다.

Part.4

할머니와 조제를 도와준 츠네오는 조제의 집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된다. "계란말이가 맛있네요." "당연하지. 내가 만들었는데 맛없으면 이상하지. 나중에 배 아플 거야. 계란껍질에 닭똥이 묻어 있었어. 살모넬라." "살모넬라?" "식중독의 4할은 그게 원인이야. 그것도 모르면서 대학은 뭐하러 다녀?" 츠네오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조제에게 호기심과 동점심을 갖게 된다.


- 조제는 비록 다리는 쓰지 못하지만 다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요리에 흥미를 붙이고 요리를 아주 잘한다. 그리고 독서를 많이 하면서 일반인들조차 알지 못하는 박식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 점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생을 우울하게 살지 않고 나름대로 해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노력하는 조제의 모습은 현실에 순응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처음만난 츠네오에게 다짜고짜 반말을 하고 무례하게 이야기 하는 예의 없는 모습은 예절의 대한 습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반인에게 무시 받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낮추는 반말을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호학으로 영화읽기 참조)

Part.5

츠네오는 마작게임방에서 누가 할머니와 유모차를 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되서 다시 조제의 집을 찾아간다. 조제는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다. 츠네오는 조제에게 이제 산책을 그만두라고 말하지만 조제는 봐야할 것이 많다고 말한다. "이제 산책은 그만해" "그럴 수는 없어" "왜?" "여러 가지 봐야할 게 많아" "뭘?" "꽃이랑 고양이랑..." "꽃이랑 고양이?" "웃지 마" "꽃과 고양이라고?"


- 할머니와 유모차가 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며 다시 찾아가는 츠네오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투철하다. 사실 본인과는 관계없는 일이지만 그 사람을 알고 있는 이상 양심의 가책이 되어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 양심을 대표하는 기능으로는 퍼스낼리티를 구성하는 초자아(Super-ego)가 있다. 초자아는 모든 것을 양심과 도덕에 맞게 행동하게 하려는 힘으로 초자아를 형성하는 데에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츠네오는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시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 타지생활을 하면서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산다. 이런 점을 통해 츠네오가 유년기를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초자아 형성이 되었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조제를 찾아온 것을 알 수 있다.


Part.6

츠네오는 부모님에게서 택배로 받은 먹거리를 가지고 그 핑계로 조제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식사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츠네오가 ‘사강’의 책을 보고 아는 척을 한다. 조제는 속편이 읽고 싶은데 없다면서 안타까워한다. 안타까워하는 조제를 본 츠네오는 책을 사러 서점에 가고 서점에 책이 없자 중고서점을 찾아가서 결국 책을 조제에게 선물한다.


- 여기서도 츠네오가 조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초자아에 의한 동정심에 의해 관심을 갖은 조제에게 점점 호기심을 느끼고, 서로 친근해 진다.



Part.7

조제는 츠네오에게 받은 책을 읽는다.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네, 알아요.”조제가 말했다.


- 이 부분이 조제와 츠네오의 앞날을 암시하는 복선의 구실을 한다. 또한 조제는 책의 주인공처럼 금발의 가발을 쓰고 책을 읽는데, 소녀의 순수함을 느끼게 하는 장치이다.


Part.8

츠네오는 이제 동정심을 넘어서 조제가 즐거워하는 일을 해주고 싶어 한다. 낮에 밖에 나 가본 적이 없는 조제를 위해 할머니 몰래 조제를 데리고 바깥 구경을 시켜주기도 하고, 할머니를 설득 조제의 집을 편리하게 수리한다. 그리고 이날 조제와 츠네오가 대화 도중, 손을 잡게 된다. 조제와 츠네오 둘 다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그 때 츠네오의 대학교의 여자친구인 예쁜 카나에가 장애인의 집수리하는 것을 견학하겠다고 나타나고, 카나에는 츠네오에게 조제가 엉덩이로 다이빙 하는 걸 보고 싶다는 말을 한다. 조제를 그것을 듣고 츠네오가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얘기하고, 동정심으로 자신을 만난다는 생각을 해서 상처를 받는다. 이 사건 후 츠네오가 조제를 찾아가지만 조제는 작별을 고하는 듯 돌아가라고 한다. 할머니도 앞으로 오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 이 부분에서 둘은 드디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시작은 동정이었지만 이제는 사랑을 키워버린 츠네오와 방 안에 갇혀 사랑이라는 감정은 배우지 못할 줄 알았던 조제. 두 연기자의 표정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츠네오에게 돌아가라고 말하는 조제의 표정을 억울함과 배신감이 묻어나오고, 츠네오의 표정은 미안함과 서운함이 묻어난다.


Part.9

이제 조제를 찾아갈 수 없는 츠네오는 전과 같이 카나에를 만난다. 하지만 항상 표정이 어둡고 성관계를 할 때도 쉽게 카나에를 안지 못한다.

- 예전에는 카나에에게 적극적으로 스킨쉽을 하고 잠자리를 요구하던 츠네오였다. 하지만 조제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아 카나에와 있어도 즐겁지 않은 것이다. 성욕이 강했던 츠네오이지만, 조제와의 이별이 우울증으로 다가 온 것이다.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 상태를 의미하지만, 실제로 나타나는 양상은 다양하여, 비관적 생각, 슬픔, 죄책감, 의욕상실, 성욕상실 주의 집중력 저하. 자기비난, 수동적 비활동적, 의존성증가, 신체적 증상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츠네오는 조제와의 이별로 인해 슬픔을 느끼고 성욕을 상실하는 등의 우울 증세를 겪고 있는 것이다.

Part.10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츠네오는 우연히 조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길로 곧장 조제의 집으로 간다. 조제와 오랜만에 재회한다. 그러면서 대화를 하던 중 조제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생활의 어려움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울분을 느끼고 츠네오에게 다짜고짜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 츠네오는 집을 떠나려고 하지만 조제는 츠네오를 붙잡는다. "나가. 빨리 가"  "진짜로 가?" "가라며..." "가!가란다고 진짜로 갈 놈이라면 가버려. 가란 말이야...가지 마. 여기 있어. 가지 말고. 여기 있어. 언제까지나." "그래" "계속 있어야 해" 그리고 둘을 키스를 하게 되고 조제는 돌아와 준 보답으로 자신의 몸을 주겠다고 한다.


- 조제가 다짜고짜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부분에서 조제는 이제야 찾아온 츠네오에게 서운함을 느껴서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다. 조제는 이 영화 내내 그런 식의 표현을 한다. 두서가 없고 충동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Part.3에서 다루었듯이 장애로 인해 충동적인 행위를 조절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퍼스낼리티를 구성하는 요소 중 이드가 가장 강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드는 공격적이고 동물적이며 조직되지 않은 것이다. 긴장을 감소시키려는 쾌락의 원리를 따르므로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억압을 싫어하고 무시하기 때문에 모든 행동은 자애적인 방법으로 표현되고 언제나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조제는 조제를 부끄럽게 여기는 할머니와 자랐다. 항상 방 안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규범에 대해 배운 적도 없다. 어린 시절도 고아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퍼스낼리티를 제대로 구성할 수 있는 계기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제는 이드가 강하게 나타나고 행동을 함에 있어서 충동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제가 츠네오를 충동적으로 나가라고 하면서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슬픈 배경음악이 어울어져 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Part.11

다시 재회한 조제와 츠네오는 조제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츠네오가 조제에게서 마음이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복선이 여러 번 나온다. 동네꼬마가 먼지에 쌓인 조제의 유모차를 보며 버릴거냐고 묻는다. 조제는 고칠 수 없게 되버려서 버린다고 하지만, 사실 못 고치는게 아니라 이제 츠네오가 조제에게 관심이 멀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제의 고아원 친구가 차를 빌려주러 와서는 조제에게 결혼을 할꺼냐고 묻는다. 조제는 "바보. 그럴 리가 있냐?"라는 대답을 하는데, 장애인이고 가진 것 없는 자신과 사랑만으로는 결혼 할 수 없다는 의미를 내재한다. 그리고 츠네오의 집에 제사가 있어서 츠네오는 조제를 소개시키기로 하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Part.12

조제와의 여행 "이것 봐. 색깔이 바뀐다. 이것 봐, 멋있다. 색깔이 바뀌어." "가만있어. 운전 중인 거 몰라?" 츠네오는 조제에게 짜증을 낸다.


- 카메라 앵글은 츠네오가 짜증을 내는 즉시 슬픈 표정으로 츠네오를 바라보는 조제를 비춘다. 이어서 무미건조한 츠네오의 표정을 비추는데, 이 장면에서 주인공들의 표정을 번갈아 보여줌으로써 서로에 대한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Part.13

여행 중 츠네오는 조제를 집에 데려가는 것을 포기한다. 조제와의 사랑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제는 그런 것을 미리 준비했는지 담담하게 받아드린다. 그리고 둘의 여행의 마지막으로 ‘물고기 성’이라는 모텔에서 묵게된다. "있잖아.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다 속...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왜?"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그랬구나. 조제는 해저에서 살았구나" "그곳은...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대화도중 츠네오는 잠이 들고 조제가 말한다.


- ‘물고기 성’이라는 장소의 설정에는 큰 의미가 있다. 이 장소의 세팅은 모텔방안에 커다란 조개모형으로 된 세트가 있고 그 안에 매트릭스가 있는 형태이다. 그리고 불을 끄면  바닷속과 같은 파란조명에 물고기와 조개와 같은 형상들이 스쳐지나 간다. 이런 세팅은 조제의 대사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조제는 츠네오를 만나기 전에는 세상과 동떨어져 어두운 방안에서만 살았다. 그 때를 조제는 깜깜하기만한 해저로 비유한다. 하지만 조제는 처음부터 혼자였기 때문에 외로움이라는 감정조차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츠네오를 만나고 사랑이라는 것을 배워서 다시 혼자가 된다해도 외로움을 모르고 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트는 그런 조제의 비유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다.


Part.14

여행에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제와 츠네오는 헤어지고, 츠네오는 카나에를 만나서 함께 걷던 중 갑자기 주저앉아 오열한다.


- 츠네오와 조제는 진심으로 사랑을 했다. 장애도 사랑으로 극복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연애를 했을지 언정 장애인과 결혼해서 평생 짐으로 지고 살아야한다는 현실감이 츠네오를 엄습했고 사랑하지만 그런 괴리감 때문에 결국 조제에게서 도망친 츠네오의 자신의 대한 분노와 실망이 오열로 나타난 것이다.

 

 

Part.15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원래의 생활로 돌아온 조제. 방안은 예전처럼 정리가 잘되어있다. 휠체어로 시장도 혼자 보러 다닌다. 그리고 한결 단정해진 모습을 하고 있다. 


- 츠네오가 떠나면 끝인 줄 알았던 조제도 연애 후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법을 배운 것이다. 마음에 상처와 그리움이 남았겠지만 다시 츠네오를 만나기 전처럼 장애를 딛고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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