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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여자의 매력적인책] 관능적인 삶 - 이서희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 읽게된 책.
개인적으로 연애 에세이는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일전에 '보통의 존재'를 읽고 그것이 편견이었다고 느꼈던 차에 '관능적인 삶'을 만났다.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작가가 본인의 연애와 사랑에 대하여 솔직하게, 관능적으로 써 내려간 책.
에세이에 대하여는 일단 비판과 염세의 안경을 끼고 읽기 시작하는 나.
그 와중에서도 공감을 느끼게되면 그 때부터 맹목적인 팬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연애나 사랑에 대하여 로맨틱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를 간지럽게 생각하는 나지만
연애, 사랑이라기보다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는 '나'에 가까운 이야기들에
어느샌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고 어느샌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두번,세번 읽고 있었다.

첫번째 공감의 대목. 그리고 이 대목이 나를 맹목적으로 만든다.

43p 존재의 연루 中
우리는 때때로 자신만의 잣대와 방식으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애초에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다.
그리고 그것은 불가능하기에 우리가 무작정 사랑해야 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사랑을 주기로 선택한 이후, 상대가 내가 원하는 만큼 사랑을 돌려주는가 아닌가는 내 사랑을 결정짓지 않는다.
내가 집중하는 것은 내 안의 에너지가 생성되고 상승하고 그러다 남김없이 사라지는 광경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 당신이 나타나서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사랑을 대하는 그녀의 자존감이나 자아가 꽤나 나와 닮았다고 생각되었다.
무작정 사랑을 줄 것, 그 과정을 통해 내 안의 에너지가 생성되고 상승하는 과정에 집중할 것.
책을 읽다보면 사실 '관능' 이라는 단어보다 '황홀경'이라는 단어가 더 자주 등장하는데
이렇게 작은 감정에 대해 '황홀경'이라고 표현할만한 긍정적인 힘이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와의 공감대를 찾는 과정이 계속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 또는 '연애' 라는 감정과 행위에 대하여 표현하고 싶지만
어떤 언어로 표현해야 적합할 지 몰라, 그저 내 머릿속에서만 내 가슴속에서만 맴돌던
느낌을 언어화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언어화해서 누군가에게 내 맘을 보여줄 수 있는 찬스.

물론 책의 모든 부분이 나와 공감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평소 '여자' '남자'로 편가르기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반감을 가지고 있다.
'매력적인 여자' 가 되고자 하는 작가의 모습은 나와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몰래 읽어야 할 것 같은 이야기와 문체에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223p 남편에게 中
"너를 만나기 전에도 내 인생은 상당히 괜찮은 것이었지만,
너를 만나고 나서 내 인생이 얼마나 더 멋져질 수 있는가를 알게 되었어."
당신의 이 고백을 듣고 나라는 존재가 그저 당신의 인생의 달콤한 토핑정도라면
그대 곁에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어느 순간 토핑이 평범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오더라도, 혹은 그저 그렇게 소비되거나 녹아 없어지더라도,
여전히 무너지지 않을 당신 인생에 마음이 놓여서.
나는 그대에게 별 거 아닌 존재일 수 있을 테니, 그다지 깊이 침투되거나 흔들지 않을 수 있을 테니.

 

곧 나도 결혼할 나이가 될 것이다.
꼭 그녀처럼 사랑하고 그녀같은 마음으로 남편을 만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감상이 작가의 의도와는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어쨋든 나는 덕분에 이런저런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
이번 해가 가기 전에 이렇게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해본다.

 

 


관능적인 삶

저자
이서희 지음
출판사
그책 | 2013-11-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내가 애타듯 당신도 그러하기를 지상의 은밀한 밤, 그 매혹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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