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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돌아보며

너는물고기 2015. 1. 1. 22:25

 

누군가에게 연민을 느꼈으며

누군가와의 관계에 염증을 느꼈으며

누군가에게 열정을 쏟았으며

누군가에게 영원을 기대했다.

 

연민이 증오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고

염증을 치료하기보다는 버리는 쪽을 택했고

열정에 대한 대답을 원했고

영원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

돌아보면 모두 일종의 추억과도 비슷하게 조작이 되어진다.

하지만 기왕이면 그런 류의 경험은 사양하고 싶다.

나에게 2014년은 하루하루가 위기였고 고난이었다.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셨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냥 그렇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분이 되었다. 아빠는 참 많이도 슬퍼했다.

엄마가 많이 아팠고, 앞으로도 쭉 불편한 눈으로 세상을 봐야할 것이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이전 같지 않게 자주 만났다.

 

4년 된 내 노트북처럼 내 일도 삐그덕대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는 사죄.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마음의 병 뿐만아니라 몸도 병들어갔다. 도망치기로 했다.

하지만 도망칠 용기도 없었던건지 난 여전히 그 곳에 있다.

다행히도 새로운 일을 만났고, 무언가 새로운 에너지가 나를 감싸고 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있었다. 여행.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현실에서 가급적이면 멀리 떠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을 뿐.

파리를 경험했고, 바르셀로나와 사랑에 빠졌고, 타이베이에서 쉼표를 찍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힘만으로는 나를 찾을 수 없었다.

 마음의 병을 치료 하기로 했고, 이전보다 나은 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안녕, 나의 스물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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