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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9박 11일] 가만히 앉아 석양을 기다리는 시간 (프롤로그)



오래간만에 혼자하는 여행. 포르투갈로 정했다.

포르투갈을 가기로 한 후에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포르투갈 뭐 볼거 있어?" "9박이나 할 것이 있나?"

물론 마음만 먹으면 리스본 당일치기, 포르투 당일치기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 여행 후에 이번에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신을 칭찬하고 있다.


리스본을 만났고 나자레, 파티마에 들렀고 포르투에서는 이방인이 되어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단정짓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석양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대서양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매력적이었다.



의미있는 여행이었는가. 의미. 그저 갖다붙이면 다 의미아니겠는가.

기본적으로 고민과 생각이 많은 사람임에도 이번 여행만큼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그저 파티마의 성모님 앞에서 가족의 행복을 기도했고

레이리아라는 작은 마을의 성당에 가서 못난 트라우마에 대해 기도했다.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을 짊어지고 갔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도 무언가의 어떠한 결과를 위해 억지로 트라우마를 만들고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고

그동안 못타던 버스를 몇 번이고 탔다. 이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충분히 값지다.



그저 가만히 앉아 석양이 지기를 기다렸다.

저녁 9시는 되어야 지는 석양을 6시부터 내리 기다린다.

지는 태양빛에 따라 도시의 얼굴이 달리보이는 것이 재미있다.

그냥 그렇게 바라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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