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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9박 11일] 나자레(Nazare) 의 골목 골목을 걷다


아침 일찍 리스본을 출발해 두시간. 작은 어촌 마을 나자레에 도착했다.

작은 마을에서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자레에서 하루 묵기로 한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길에 처음 마주한 풍경. 고전영화의 세트장이 아닐까 싶은 풍경이다.


 

아무래도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 낮은 건물들은 물론이고 거리에 희끗희끗한 머리의 할아버지들이 보이는 것이

쉬었다 가기에 딱 좋은 마을. 이라고 홍보를 하는 듯 하다.



 


숙소방향으로 그저 걸었다. 딱보니 마을이 크지 않아 헤매도 거기서 거기인듯하다.

화이트를 기본으로 파스텔톤을 사용하여 과하지 않게 멋을 부린 집들.

멋을 부렸나. 싶다가도 칠이 벗겨지고 무너지는 벽을 보며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느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층과 반지하 사이쯤 되어보이는 음식점.

어쩐지 홍대 생각이 난다. 처음으로 집 생각이 났다.



아마도 빈방있음, 또는 전세 가능이라고 쓰여져 있을 것이다.

간판도 현수막도 아니고 벽에 직접 글씨를 쓴 모습을 보니 그 소박함에 웃음이 난다.



숙소에 짐을 두고 다시 나왔다. 할일은 마땅히 없어 다시 골목골목을 걸어보았다.

나는 국내에서도 대로를 두고 골목골목 걷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을 와서도 기본적으로는 맞다 싶은 방향을 따라 골목골목을 걸어다닌다.

간혹 어두운 밤이나 혼자 남겨진 골목은 긴장감이 감돌긴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골목을 고집한다.

나자레는 그런 나에게 적합한 마을이었다.


어디선가 익숙한 향기가 났다.

피죤을 잔뜩 머금은 빨래의 냄새다.


이제 갓 널어놓은 빨래에서는 피죤의 향기가 가득난다.

널어놓은지 한두시간이 지나 물기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빨래는 조금씩 햇살 냄새를 머금기 시작한다.

어쩐지 익숙한 향기에 마음이 놓인다.




나자레에서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는 이 마을의 할머니들이다.

나자레의 할머니들은 아직도 전통 의상을 고수하신다.

소심해서 뒷모습만 찍었지만 펑퍼짐한 치마를 입고 수다를 떠는 할머니들.

포르투갈 시대극의 한 장면인 것 같아 (물론 본 적은 없다) 괜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 아줄레주.

포르투갈은 아줄레주의 나라인 것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나자레에서 만난 아줄레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소박함과 아줄레주의 만남이랄까. 칠이 다 벗겨진 대문 위에도 아름다운 아줄레주가 위치한다.

그들의 신앙심을 알법하다.



이 길에 끝에는 바다가 있다. 그저 바다가 아니다. 드넓은 대서양이 넘실대고 있다.



오늘도 하늘은 어김없이 파랗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해변이 보인다. 해변에서 바라본 마을.

정말이지 다시 가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풍경들이다.




(+)

과하게 멋부리지 않은 나자레 치고 굉장히 도회적인 느낌의 사르딘냐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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