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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 작은 곰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표현도 그랬지만,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거칠게 표현된 작은 곰 그림에 이끌렸다.


우화는 그 전개가 왠만하면 우리의 상상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제목에서부터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리라 어렴풋이 예측해 보았다.

하지만 그 예상되는 스토리에도 우화를 집어드는 건 그 이상의 울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이 깨어나는 느낌이랄까.

어린 아이도 뻔하게 느낄 권선징악의 스토리 속에 내 자신을 빗대어보면 한없이 심란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또 하나의 충격을 더한다.

'잔혹 우화'라는 설명이 그러하듯 약육강식의 세계를 잔혹하게 그려낸 것이다.

곰돌이푸, 테디베어, 케어베어 등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느끼던 곰이라는 동물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어미 잃은 작은 곰이 험한 숲에서 살아남기를 응원해줘야 할 터인데, 전개가 예상을 뒤짚었다.


(더 이상은 스포가 될 것 같아 줄이지만)


모호해져버린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게 했고,

어떻게 사는게 맞는건가? 라는 물음은 그야말로 현대사회의 이야기였다.




작가는 직접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린다고 한다.

판화의 거친 터치가 이야기의 잔혹한 장면에 대한 몰입을 더욱 깊게했다.

다른 기법이 아닌 판화를 사용한 것은 이 이야기의 분위기를 더하기 위함이었겠지?

이런 세심한 기획을 했을 생각을 하면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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