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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 4박 5일] 너무나 사랑하는 바닷가 마을, 도사구레


도사구레는 내가 유학을 하던 10년 전부터 너무 사랑하는 마을이다.

고치를 생각하면 고치 시내나 가츠라하마보다 도사구레가 먼저 떠오른다.


도사구레는 고치 시내에서 45km 떨어진 작은 바닷가 마을인데,

사실 유학시절에는 차가 없다보니 가는게 쉽지 않았다.

노면전차를 타고 가다 기차를 갈아타면서 한시간 이상 가야하는 곳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지인의 자동차를 타고 편하게 도사구레까지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도사구레를 찾는 날이었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스사키시에 있는 야치요(八千代)라는 가게에 들러 밥을 먹었다.

스사키시 자체도 사람이 없는 시골 마을이었는데, 비가오니 한층 더 한산하다.



메뉴는 계란말이와 장어구이 밖에 없는 오래된 가게였다. 

많이 낡기는 했지만 오래된 가옥에서 밥을 먹는 분위기가 좋았고,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장어는 짜지 않고 담백했다. 고봉밥에 반찬도 잔뜩 내어주셨다.

할머니 집에서 밥을 먹는 것 같은 느낌. 일본의 시골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이었다.


도사구레의 매력은 꾸밈없이 보존되어 있는 소박한 분위기인데,

특히 도사구레역부터 다이쇼마치 시장까지 걸어오다보면 그 분위기를 완벽히 느낄 수 있다.


비가 오는 도사구레를 걸어보았다.



자전거가 비에 맞을까 처마 밑에 들여놓은 모습이 귀엽다. 자전거가 대문폭에 꼭 맞는다.

육안으로 보아도 오래된 목조 주택인걸 알 수 있다.



도사구레에 오면 늘 카페코보(風工房)라는 카페에 갔는데,

(카제코보는 생딸기가 올라간 케익으로 유명하다)

오늘은 함께 간 부모님들의 취향을 반영하여-


고쿠야(古久家)라는 카페에 가기로 했다.

나도 처음가본 카페였는데 이 카페 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고쿠야 역시 굉장히 오래된 카페라고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이곳 역시 오래된 단층짜리 목조 건물이었다.



카페 앞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 둔 것이 예쁘다.



내부로 들어가니 더욱 멋있는 카페,

엔틱하지만 꾸밈없는 느낌이 물씬 나는 내부였다.



손님이 없어서 우리가 앉고 싶은 창가 옆 좌식 테이블에 앉았다.

창 밖에 정원을 예쁘게 가꿔둔 덕에 창가에 앉고 싶었다.

정원을 비를 맞아 더욱 운치가 있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에 올려져있던 사진첩을 열어보았는데,

이 카페 고쿠야에서 찍은 사진들을 한권으로 엮어 놓은 것이었다.



따뜻하게 커피와 차를 시켜 마셨다.



모처럼 전통적인 카페에 왔으니, 케익보다는 일본식 디저트를 먹어보기로 했다.

탱글탱글한 와라비모찌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달달하고 쫄깃했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갖다가 카페를 나와 조금 걸을 생각이었는데,

바로 옆 가게의 그릇들이 너무 예뻐서 발목 잡혔다.


PUSAKA(プサカ)라는 잡화점인데, 안으로 들어가니

옷도 있고 그릇도 있고 일본스러운 소품 등을 팔고 있었다.



정체가 뭔데 이렇게 귀여운거니?



그릇들이 너무 예뻐서 T.T 한국으로 어떻게 가져올지는 걱정이었지만

몇가지 세트를 사버렸다... (하나도 안깨고 무사히 가져옴><)



PUSAKA의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가 한국말로 대화하는걸 유심히 보시는 듯 했는데,

한국에서 왔냐며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배우 '오타니 료헤이'를 아냐고 물어보셨다.

안다고 하니 굉장히 반가워하시면서 본인이 오타니 료헤이의 고모라고 하셨는데,

조카를 자랑스러워하며 소개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우셨다 :)


시간이 점심때 쯤이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바닷가 마을이다보니 해산물을 메인으로 한 간단한 식사류를 팔고 있었다.



도사구레에서 가장 활발한(?) 가장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 구레 다이쇼마치 시장에 가보았다.

사실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그나마 사람이 있는 곳이다.

입구에 있는 간판하며, 빨간 우체통까지 만화속에서 나올 것 같은 모습이다.



주말에는 그래도 관광 온 사람도 있어서 활발한데,

이날은 평일이어서인지 한산한 느낌이었다.


시장 입구에는 시장 내 점포들을 그림으로 그려 놓은 칠판이 있었는데,

휴일중, 영업중을 표시해 두었고, 생선과 해산물 이름별로 구입할 수 있는 위치를 표시해두었는데

아날로그 감성으로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오늘 잡았다는 구레산 가츠오!

사진에는 다 안담겼는데 은색으로 반짝이는게 '나 싱싱해요' 하는 것 같았다.



이 지역에서 나는 야채들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는 여기까지 와서 빼놓을 수 없는! 온천타임!

산 위에 으리으리하게 지어져있는 쿠로시오혼진(黒潮本陣)

유학생 시절에는 도사구레역부터 30분정도 산길을 걸어 올라와야했는데, (차로 오니 편하고 좋네)



쿠로시오혼진 온천에는 노천탕도 있는데,

노천탕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 정말 소탈한 바닷마을이다.



도사구레 가쓰오축제 때에는 마을 전체에서 가쓰오다타키를 굽고 판매하는데,

그 때 또 오고 싶다 T.T❤︎


왜 다들 고치에 안가세요.....? 두번씩 가세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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