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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에 대한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한 1001번의 점심 식사'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크리슈나무르티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바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점심 식사라는 제목에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져 있기는 했으나,

인도의 철학자이자 전 세계에서 추앙받던 현자 '크리슈나무르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이 책은 '크리슈나무르티'의 친구이자 팬이자 후원자로써

그의 곁에서 15년간 점심식사를 준비했던 마이클 크로닌이라는 사람 쓴 책이다.

그를 만난 순간부터 그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변함없는 애정과 존경을 보낸 지은이는

그의 사후에 그와 함께 했던 식사와 시간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크리슈나무르티'라는 인물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지만

그의 사진을 보거나 그에 대한 평가를 읽게 될 경우, 선입견을 갖게 될 것 같아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찾아보지 않기로 하고, 책을 읽으며 나름대로 크리슈나무르티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보았다.

내 머릿 속의 크리슈나무르티는 간디와 같은 느낌의 작은 노인이었다.

(이 후, 찾아본 바로는 간디에 비하면 훨씬 세련되고 도회적인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읽는 내내 내가 했던 생각은 마이클 크로닌이 보여준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나란 사람은 이렇다. 나는 마이클 크로닌이 아니니까)

제3자로써는(독자로써는) '정말 크리슈나무르티가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은 순간에도

마이클 크로닌은 그의 행동을 선의로 표현했고, 정당성을 부여하며 이야기를 풀고 있었다.

그야말로 순수한 존경심과 사랑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나에게는 어떤 종교를 믿는 것처럼 맹목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재미있는 건 크리슈나무르티는 종교에 대해 철저히 비난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이 책의 주인공인 크리슈나무르티와 지은이인 마이클 크로닌에 대해서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존재와 현상에 대한 깊은 사색과 고찰로 끝없이 본질을 추구했던 크리슈나무르티.

그리고 그를 만난 순간부터 그에게 반해 꾸준히 그를 만나기를 희망하고,

또 옆에서 친구가 되기를 희망하고, 최선을 다해 보필(하고자) 했던 마이클 크로닌에 대한 경외심을 느꼈다.

나는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에게 그렇게까지 사랑을 느끼고 헌신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



그는 그저 계속 질문하고, 탐구하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최종적인 결론에 도달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한 101번의 점심 식사 중 (4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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